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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감세인가 정상화인가

뉴길스 2026. 6. 17. 13:32

 

https://www.segye.com/newsView/20260614508182

 

[단독]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올해 세법개정안 반영 안 할 듯

정부가 물가 상승률에 맞춰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리나라 소득세 비중이 주요국 대비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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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에서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기사를 가지고 또 내용도 제대로 모른체 퍼다 나르며 선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가가 오르는데 소득세 과세 기준은 그대로라면, 월급이 조금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더 높은 세율 구간에 가까워지거나 실제로 진입하게 된다. 실질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세금 부담은 늘어나는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국회에서는 “유리지갑 근로자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고, 정부는 “세수 감소와 고소득층 감세 효과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감세 논쟁처럼 보이지만, 조금 들여다보면 이 문제는 근로소득자에게만 지나치게 투명하게 작동해온 세금 구조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에 가깝다.

물가연동제란 무엇인가

소득세는 누진세 구조다.
소득이 일정 구간을 넘으면 넘은 부분에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과세표준이 5,000만 원 이하일 때는 15% 세율이 적용되고, 5,000만 원을 넘는 부분부터 24% 세율이 적용된다고 해보자.

그런데 물가가 5% 올랐다면 돈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다.
이때 회사가 물가를 반영해 임금을 5% 올려줬다고 해도, 근로자의 실질소득이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과세표준 구간이 그대로라면 명목임금 상승 때문에 더 높은 세율 구간에 들어가게 된다.

물가연동제는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과세표준 구간이나 공제금액을 물가상승률만큼 조정하자는 제도다. 실제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주요국의 소득세 물가연동제 비교연구에서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주요국의 관련 제도를 비교한 바 있다.

즉 이 제도는 세율을 낮추자는 것이 아니라, 물가 때문에 과세 기준의 실질가치가 낮아지는 문제를 보정하자는 주장이다.

국회의 입장: 유리지갑 근로자의 숨은 증세를 막자는 것

국회에서 이 제도를 주장하는 쪽의 논리는 비교적 분명하다.

근로소득자는 소득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회사가 원천징수하고, 지급명세서가 국세청에 제출된다. 월급은 숨기기 어렵다. 그래서 직장인을 흔히 유리지갑이라고 부른다.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 등은 근로소득세 개편 논의에서 기본공제 확대와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제안했다. 특히 기본공제 금액 150만 원은 2009년 이후 오랫동안 유지돼 왔기 때문에, 물가 상승을 고려해 이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단순히 “세금을 깎아달라”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이것이다.

물가는 오르고, 월급도 명목상 조금씩 오르는데, 세금 구간은 과거에 멈춰 있다.
그렇다면 근로자는 실질소득이 늘지 않았는데도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
이것은 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세금이 늘어나는 ‘소리 없는 증세’가 아닌가.

이 관점에서 보면 물가연동제는 감세라기보다 비정상의 정상화에 가깝다.

정부의 입장: 세수 감소와 고소득자 감세 효과를 우려하는 것

반대로 정부의 우려도 이해할 수 있다.

정부는 특정 집단의 세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의 세입과 지출을 관리해야 한다. 복지, 국방, 지방재정, 고령화, 국가채무 이자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런 입장에서 소득세 과세표준을 물가에 자동으로 연동하면, 매년 세수 기반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또 하나의 우려는 고소득자에게 더 큰 절대 감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득세는 누진세다. 고소득자는 낮은 세율 구간부터 높은 세율 구간까지 모두 통과한다. 따라서 과세표준 구간을 전체적으로 올리면, 고소득자는 여러 구간에서 동시에 혜택을 받는다. 정부가 2022년에도 소득세 물가연동제에 대해 면세자 비중 증가와 세수 감소, 고소득층 혜택 확대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지점에서 정부의 말도 완전히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렇게 볼 수 있다.

근로자의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과세표준 전체를 자동으로 올리면 세수 감소가 발생하고, 절대 금액 기준으로는 고소득자에게 더 큰 혜택이 갈 수 있다.
나라 전체 재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신중해야 한다.

결국 국회는 국민의 대변자로서 근로자 부담을 먼저 보고 있고, 정부는 국가 운영자로서 전체 세수와 재정 안정성을 보고 있는 것이다.

양쪽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다.

구분국회의 입장정부의 입장

기본 시각 유리지갑 근로자의 숨은 증세를 완화해야 한다 국가 전체 재정 운영 차원에서 세수 감소 가능성을 신중히 봐야 한다
문제의식 물가는 오르는데 세금 구간은 그대로라 실질소득이 늘지 않아도 세금이 증가한다 과세표준을 자동 연동하면 세수 기반이 매년 줄어들 수 있다
근로소득자에 대한 인식 근로소득자는 원천징수·연말정산으로 소득이 거의 다 포착되는 대표적 유리지갑 근로소득자의 부담 문제는 이해하지만, 특정 집단만의 관점으로 세제를 바꾸기 어렵다
제도 도입 취지 세금을 깎아주자는 것이 아니라, 물가상승으로 생긴 비정상적 세 부담을 정상화하자는 것 제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자동 연동은 재정에 구조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핵심 논리 “물가는 오르고 월급도 명목상 오르는데, 세금 구간은 과거에 멈춰 있다. 이는 소리 없는 증세다.” “근로자 보호 취지는 이해하지만, 전체 구간을 올리면 세수 감소와 고소득층 혜택 확대가 발생할 수 있다.”
우려하는 대상 물가상승기에도 가장 투명하게 세금을 내는 전체 근로소득자 복지·국방·지방재정·고령화·국채이자 등 국가 재정 전반
고소득층 관련 시각 고소득자도 근로소득자라면 물가상승에 따른 명목소득 증가 부담을 함께 겪는다 누진세 구조상 고소득자는 여러 구간에서 혜택을 받아 절대 감세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
제도의 성격 판단 감세보다 정상화에 가깝다 취지는 인정하지만, 실제 작동은 감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 근로자 부담 완화를 위해 법적 보정장치가 필요하다 재정 안정성과 형평성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와 보완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논의되는 대안은 무엇인가

현재 논의되는 대안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째는 기본공제 확대다.
임광현 의원 등은 2009년 이후 150만 원에 머문 기본공제를 180만 원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과세표준 구간 전체를 당장 자동연동하는 것보다 부담이 작고, 근로자들이 체감하기 쉬운 방식이다.

둘째는 물가연동제의 점진적 도입이다.
처음부터 모든 과세표준 구간을 자동으로 물가에 연동하기보다, 일정 구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거나, 공제액부터 먼저 조정하는 방식이다. 최근 보도에서도 정부는 당장 도입보다는 중장기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소개됐고, 전문가들은 조세 감면 정비 등 세수 확보 방안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셋째는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한 세수 보완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년도 조세지출예산서 분석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조세지출예산 규모를 80.5조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76.5조 원보다 4.1조 원 증가한 규모다. 조세지출은 쉽게 말해 비과세, 감면, 공제, 우대세율 같은 방식으로 세금을 덜 걷는 제도들이다.

정부도 조세지출 성과관리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조세특례에 대해 예비타당성평가와 심층평가를 실시하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 조세지출 기본계획에서도 일몰 도래 제도 등에 대한 심층평가 계획이 언급됐다.

즉 물가연동제로 근로소득세 일부 세수가 줄어드는 것이 걱정된다면, 정부는 단순히 “세수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어떤 비과세·감면을 줄이고 어떤 세원을 정상화해 세수 균형을 맞출 것인지를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진짜 질문은 “왜 근로자만 유리지갑인가”다

근로소득자는 이미 가장 투명하게 과세되는 집단이다.
회사에서 급여가 지급되고, 원천징수되고, 연말정산을 통해 국세청에 거의 그대로 포착된다.

반면 사업소득, 임대소득, 자산소득, 각종 비과세·감면 영역은 근로소득만큼 즉시적이고 투명하게 포착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모든 사업자나 자산가가 세금을 덜 낸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제도적으로 근로소득은 가장 쉽게 잡히고, 가장 빠르게 걷히는 소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과거 보도에서도 직장인 소득파악률은 자영업자보다 높게 나타났고, 자영업자 소득파악률 제고가 과제로 지적된 바 있다. 다만 이 자료는 오래된 통계이므로 현재 상황을 그대로 단정하는 근거로 쓰기보다는, 왜 ‘유리지갑’이라는 표현이 생겼는지를 보여주는 맥락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렇다면 물가연동제 논의는 단순히 근로자에게 세금을 깎아주자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왜 물가 상승으로 생긴 자동 증세는 근로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데,
세수 부족을 메우는 논의는 항상 근로소득세 안에서만 이루어지는가.

세금 구간은 오래전에 정해졌고, 국민 소득은 계속 올랐다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과 각종 공제금액은 한 번 정해지면 오랫동안 유지된다.
하지만 그 사이 국민의 명목소득은 오른다. 물가도 오른다. 임금도 오른다.

그렇다면 세금 구간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세수가 늘어난 부분을 정부가 당연한 기존 파이처럼 여기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가 때문에 돈의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과세 기준이 그대로라면, 정부는 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더 많은 세금을 걷게 된다. 이것은 정부 입장에서는 자연 세수 증가일 수 있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관성적으로 굳어진 자동 증세다.

따라서 세금 구간은 언젠가 다시 정비될 필요가 있다.
최소한 국민의 실질소득, 물가, 임금 수준 변화를 반영해 과세 기준을 재점검해야 한다.

정부는 우려에서 멈추지 말고 대안을 내야 한다

정부가 세수 감소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우려가 근로소득자의 물가 보정 요구를 막는 이유로만 쓰여서는 안 된다.

국회가 근로자 편에서 법안을 마련했다면, 정부는 정부 운영의 관점에서 이렇게 답해야 한다.

물가연동제의 취지는 인정한다.
다만 세수 감소 우려가 있으므로, 어느 구간부터 어떻게 적용할지,
부족한 세수는 어떤 비과세·감면 정비와 세원 정상화로 보완할지 함께 제시하겠다.

이것이 더 책임 있는 태도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근로자 내부에서 “저소득자는 받고 고소득자는 받지 말자”는 식으로 다시 나누는 것이 아니다. 근로소득자 전체가 유리지갑 구조 안에 있었다면, 우선 그 구조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세수가 걱정된다면, 그 답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비과세·감면 중 정말 필요한 것과 관성적으로 유지된 것을 구분해야 한다.
고액 사업소득, 자산소득, 임대소득, 금융소득 등에서 실제 담세력에 비해 덜 걷히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봐야 한다.
근로소득 외에는 왜 ‘유리지갑’이라는 말이 잘 붙지 않는지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결론: 감세 논쟁이 아니라 정상화 논쟁이다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는 단순한 감세 정책으로만 볼 수 없다.
물가가 오르고 국민의 명목소득이 올라가는 동안 세금 구간이 그대로라면, 정부는 자동으로 더 많은 세금을 걷게 된다. 근로소득자는 그 구조를 가장 먼저, 가장 투명하게 감당해온 집단이다.

국회가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유리지갑 근로자들의 부담을 대변한 것이다.
정부가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것도 국가 운영의 관점에서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우려를 표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근로소득자의 숨은 증세 문제를 어떻게 보정할 것인지, 그리고 그로 인한 세수 결손은 어떤 비정상적 감면과 덜 포착된 세원을 정상화해 메울 것인지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물가연동제의 본질은 근로자에게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다.

가장 투명하게 세금을 내온 근로자에게 물가 상승의 부담까지 자동으로 떠넘기는 구조를 이제는 다시 보자는 것이다.